[Heritage through Digital #1] 한국의 역사, 디지털로 태어나다

문화유산, 디지털에서 다시 태어나다

디지털 시대로 변화함에 따라 기술이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은 어쩌면 가장 ‘디지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문화유산 영역 또한 포함한다.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우리의 문화유산을 다시 살아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하는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2003년 유네스코는 ‘디지털 유산 보존에 관한 헌장’을 통해 ‘디지털 헤리티지(Digital Heritage)’의 정의를 구체화했다. ‘디지털 헤리티지(Digital Heritage)’란 ‘Digital’과 문화유산을 뜻하는 ‘Culture Heritage’를 합친 말로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디지털로 보존, 연구, 응용하고 콘텐츠로 보급하는 역할을 한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 의해 채택된 ‘중요한 유적지에서의 관광관리를 위한 국제문화관광헌장’ 의하면, 문화유산의 종래 보존이나 관리 상태 외에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 또한 강조된다.

헤리티지 미디어아트(Heritage Media Art)는 디지털 헤리티지의 개념 아래, 역사적 현장 속 동시대간 콘텐츠를 통해 첨단 기술에 익숙한 현 시대가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고유한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출처 : 뮤지엄뉴스, 밖으로 나온 박물관)

관광산업에 빛을 더하다

우리 세대에게는 낯설기만 했던 시간을 지나, 엔데믹(Endemic)으로 침체되었던 관광 산업이 되살아나고 있다. 높아가져가는 여행 수요와 더불어 한류 등 K-컬처에 관심이 많은 초적극 방한 희망자들이 늘어나면서,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관광지 활성화 정책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때, 특히나 주목 받는 방안이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미디어아트다.

헤리티지 미디어아트(Heritage Media Art)란, 역사적인 배경이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미디어아트를 말한다. 세계유산의 고유한 가치를 더욱 쉽고 아름답게 전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문화재를 이해하고 느끼는 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문화재 야행’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다운 문화재 미디어아트를 통해 밤에도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콘텐츠는 밤낮 할 것 없이 관광객들로 하여금 문화재 주변에 머물도록 유도한다. 자연스럽게 문화재 주변 상권 및 나아가 지역 경제 및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고, 지역별로 문화유산을 관광 거점처럼 활용하여 추후 문화재가 랜드마크화 되는 것, 이를 통해 문화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출처 : 문화재청 공식 홈페이지)

문화재를 디지털 캔버스로,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기술

그렇다면 헤리티지 미디어아트 사업의 핵심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헤리티지 미디어아트 사업의 핵심은, 바로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을 통한 문화재 미디어 파사드라고 할 수 있다.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이란,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루어진 영상을 상영, 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정의된다. 문화재 정책의 방향성이 원형 보존 중심에서 가치 확산으로까지 확대되며 가장 우려되는 점 중 한 가지는 문화재 훼손과 손실 가능성이었다. 헤리티지 미디어아트를 통한 문화재 활성화 프로젝트는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통해 무형의 빛이 원료가 되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다.

K-미디어아트, 어떻게 그리고 어디로?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헤리티지 미디어아트는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사업으로 본격화되었다. 지역별 유산의 특성에 맞게 미디어파사드, 실감콘텐츠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포함하며 낮에는 문화재 자체의 모습을 보존하고 야간 디지털 산책 형식의 페스티벌로 진행된다.

삼충사 연지 모습 (출처 : dtnews, 부여군 제공)

익산 미륵사지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타 : 백제의 빛, 희망을 쌓다

– 운영 기간 : 2022.09.03 ~ 2022.10.03

( 출처 : buddhismjournal.com/, 문화재청 )

지난해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첫 개최지로 축제의 문을 연 곳은 백제 역사 유적지구의 익산 미륵사지이다. 문화유산과 자연, ICT기술 융합의 직관적 문화유산 체험의 장을 목표로, 넓은 미륵사지 부지를 활용하여 미디어파사드 뿐만 아니라 드론라이트 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상영하였다.

( 출처 : buddhismjournal.com/, 문화재청 )

<백제의 빛, 희망을 쌓다>는 백제 최대사찰 미륵사가 의미하는 개인의 소망과 국가의 안녕·평화를 컨셉으로 진행되었다. 길이 60m에 달하는 무빙 스크린을 동-서 탑을 연결해, 무려 총장 130m 길이의 웅장한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연출했다. 라이브 미디어 퍼포먼스와 XR(확장현실) 퍼포먼스로 실감성을 강화하여, 지난해 아쉬운 점으로 꼽혔던 스크린 시야와 몰입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는 평이다.

부소산성 입구 (출처 : dtnews, 부여군 제공)

부여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 어라하의 유산

– 운영 기간 : 2022.09.16 ~ 2022.10.15

( 출처 : 부여군청 )

부여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은 사비백제의 태평성대를 꿈꾼 성왕과 위덕왕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페스티벌 주제인 <어라하의 유산> 에서 ‘어라하’는 백제 왕을 일컫는 옛말인데, 백제 후기 왕도 문명의 대표 사례인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에서 백제인의 정신과 가치를 쉽고 아름답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사비연’, ‘사비혼’, ‘사비경’으로 이어지는 코스에서는 백제 문화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인터렉티브 또는 몰입콘텐츠를 경험하게 된다.

( 출처 : 부여군청 )

양산 통도사 : 화엄 세계로의 초대

( 출처 : 현대불교신문사 )

– 운영 기간 : 2022.09.03 ~ 2022.10.10 ( 일주일 연장 운영 )

양산 통도사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화엄 세계로의 초대> 는 화엄으로의 첫걸음, 종착지까지의 여정을 반야용선도, 구룡지, 금강계단과 같은 통도사 보물과 창건 실화와 함께 표현한 미디어 파사드를 상영했다. 자장매, 법륜, 만다라 패턴 등 다채로운 모션그래픽과 무풍한송로에 펼쳐진 인터랙티브 스크린으로 ‘내 안의 부처를 찾는 여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맺는 말

문화유산을 감상하는 방식은 콘텐츠를 더욱 실제처럼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확장현실 기술(XR)을 통해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헤리티지 미디어아트는 문화유산의 가치와 역사적으로 담고 있는 이야기, 그것을 재해석하는 현대의 눈과 기술이 융합되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유산 향유 방식으로, 커즈는 미디어아트와 문화재가 만나 전통 예술의 고유함과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지도록 독려하고, 소통하는 기회에 장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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