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tage through Digital #2] 디지털 콘텐츠, 역사와 미래를 전시하다

실감콘텐츠가 제안하는 퓨처뮤지엄의 새로운 형태

이전까지의 디지털 헤리티지는 실물을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 그래픽 등 다양한 디지털 포맷으로 ‘전환’하여 데이트베이스(DB, Data base)로서 구축, 보관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의 디지털 헤리티지는 ‘활용 가능성’까지도 제안한다는 데에 그 의미가 크다.

앞서,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을 통한 디지털 헤리티지 미디어아트를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문화유산을 지루하고 따분한 ‘과거의 것’으로만 기억하지 않으며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사례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디지털과 문화유산의 접점은 비단 그뿐만이 아니다. 문화유산을 디지털로 자료화하여 추후 소실 피해가 있을 때 복원에 활용하기도 하고, 현대인들이 원형문화재의 가치를 더욱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문화콘텐츠로 재가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박물관’ 역시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까지 박물관이 원형 문화재를 전시하는 공간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디지털을 통해 다시금 구현된 문화유산 역시도 감상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이 확장된 것이다.

조선 관청 ‘군기시’ 디지털 복원

(출처 : 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

서울시는 현재 소실되어 볼 수 없는 군기시 유적을 기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원했다. 군기시는 세계 최초의 로켓 무기인 ‘신기전’을 비롯해 조선시대 군수물자 제조를 담당했던 조선시대의 중앙관청이다.

(출처 : 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

과거 서울시청 신청사 건축 과정에서 발굴되어 현재 서울시청 지하에 ‘군기시 유적전시실’을 운영 중에 있으며, 기타 기업들과 협업한 ‘군기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AR/VR을 통해 복원한 ‘군기시’를 발표했다. ‘헤리티지 메타버스 공존’ 앱을 통해 증강현실로 군기시 건물 내외부 모습을 둘러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기류 제작 과정과 화포, 총통을 발사하는 체험까지도 가능하다.

인천공항에서 만나는 온화한 미소의 위로, 반가사유상 실감콘텐츠

( 출처 : TRIC 문화유산기술연구소 유튜브, yutube.com/@tric_or_kr)

앞서 말했듯 디지털 헤리티지로 복원된 콘텐츠는 원형 문화재를 전시하지 않아도 어느 곳이든 ‘박물관’의 기능을 대체 할 수 있다. 특히나 지난 22년 8월, 인천공항에서 디지털 헤리티지를 통해 우리의 역사와 정체성을 느끼게 한 ‘반가사유상 실감콘텐츠’가 있다. 인천공항에서 상영된 반가사유상 실감콘텐츠는 반가사유상의 정교함과 아름다움을 제시하여, 한국을 찾는 외국인과 우리 국민에게 ‘가장 한국적인’ 문화유산을 알렸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옛 그림이 살아나다, 디지털 초상화

(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유튜브, yutube.com/@koreanmuseum)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재 그 자체를 바라보고 감상함을 넘어 직접 인터랙션 할 수 있는 또다른 전시 방식을 제안한다. 나의 얼굴을 조선시대 화풍으로 담아갈 수 있는가하면, 우리 선조들의 초상을 사진처럼 구현해내기도 했다. 이 때 두 AI가 경쟁하듯 정교한 이미지를 그려내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Style GAN) 이라는 기술이 활용되었다. 기존 서양인 위주의 학습 데이터가 결과물에 반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 연기자들의 초상을 학습시켜 더욱 사실적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하였다.

문화유산을 디지털 공간에서 복원할 때의 관건은 첫째로 문화유산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형태를 정확하게 구현해내는 기술, 다음으로 현대적인 눈으로 그 가치를 그려내 활용하는 감각에 있다. 문화유산의 본질적인 가치와 의미를 해하지 않으면서 현대인들이 그것을 더욱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데 실감콘텐츠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대한민국에서도 민관협력을 통해 새로운 역사 관광자원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과정에서 미디어아트그룹 커즈(CUZ) 역시도 우수한 구현 기술을 통해 우리의 뿌리를 탐구하는 데 힘을 더하고 있다.

미디어아트그룹 커즈(CUZ)의 손에서 되살아난 백제 유적

(출처 : KBS 천상의 컬렉션)

목화자단기국(木畵紫檀棊局)

‘자줏빛 나무에 그림이 새겨진 바둑판’이라는 의미를 지닌 백제의 바둑판이다. 목화자단기국은 의자왕이 신라가 당나라와 급격히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위기를 느껴 일본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일본 권력자에게 보낸 선물이다. 서랍장 내부에 여닫이 장치를 설치해 한 쪽을 열면 반대쪽도 열리도록 만들었으며,  바둑알 하나하나 조각된 새와 코끼리 장식 등 섬세한 장식들로 해상 무역의 강자다운 백제의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출처 : CUZ)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아트 기업 커즈(CUZ)는 2천 년 전 동아시아 문화 강국, 백제의 역사 유적을 디지털로 복원한 바 있다. 위에서 설명한 목화자단기국의 섬세한 아름다움이 커즈(CUZ)의 제작 기술과 구현 능력을 통해 디지털로 다시금 구현되었다. 고유한 색감과 장식 문양, 디테일이 디지털 속에서 복원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출처 : CUZ)

맺는 말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유산. 선조들의 철학과 우리 고유의 정체성이 담긴 문화유산의 가치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문화유산을 향유하는 방식 또한 많은 부분 변화하고 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원형 문화유산과 역사의 흐름을 깊이 있게 관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알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노력 역시도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우리 문화재가 가지고 있는 찬란한 가치가 미디어아트그룹 커즈(CUZ)의 예술성과 기술력 안에서 더욱 빛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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