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s of Pop-Ups #1] 공간 속 예술, 미디어아트와 팝업스토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Beyond The Online)

길었던 팬데믹이 끝났다. 지난 3년간 침체되었던 외부 활동은 점차 활기를 되찾고, 문화ㆍ예술 분야를 비롯한 사회 전반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맞이했다. 가장 먼저,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높은 수요를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외부 활동에 대한 갈증을 느끼며 기꺼이 지갑을 열고, ‘일상생활을 더 잘 누릴 수 있는’ 공간과 제품에 가치와 취향을 드러낸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기업들 역시 이커머스에서 오프라인으로 회귀하며 공간 혁신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팬데믹 이전과는 다른, 놀랍고 색다른 소비자 경험을 위해 도전을 시도하는 것이다. 브랜드와 고객의 직접적인 접점을 제공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 브랜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솔루션을 알아보자.

팝업스토어, 공간 트렌드를 불러 일으키다 (Pop-Up Store Trend)

(출처 : 아모레퍼시픽 '라이프 오아시스')

팝업스토어(Pop-Up Store)는 소위 ‘핫한’ 브랜드라면 시도해야만 하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는 이름처럼 반짝 생겼다가 사라지는 형태의 일회성 오프라인 매장으로, 한정된 시간 동안 브랜드와 함께 이색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와 소비자의 전략적 소통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다만, 단기간 내에 확실한 마케팅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객 방문을 위한 색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 제품 홍보를 뛰어넘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경험과 소통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하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개척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요구된다. 

미디어아트,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을 말하다

브랜드들은 팝업스토어 내 다양한 콘텐츠 운영을 통해 ‘우리 브랜드’를 가감 없이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때 떠오르고 있는 콘텐츠 형식이 바로 미디어아트(Media art)이다. 대중매체에 익숙한 현시점에서 주 소비자에게 짧은 시간 안에 브랜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각인시키고, 나아가 ‘인스타그래머블’한 브랜드 콘텐츠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처럼 미디어아트를 브랜드 홍보에 접목한 사례를 알아보고, 미디어아트가 브랜드 소통의 창구로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1. 디올 2021 가을 맨즈 컬렉션 런던 팝업 (Fall21 Men’s collection)

- 운영 기간 : 2021.05

(출처 : theglassmagazine)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디올은 팝업스토어 VMD에서 미디어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고급스럽지만 동시에 감각적이고 젊은 디올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아티스트 Kenny Scharf와 협업한 초현실주의적 공간이 인상적인 런던의 The Selfridges Corner Shop에서 열린 디올 팝업스토어에서는, 인터렉티브 모션 센서가 있는 디스플레이와 우주 생물체를 컨셉으로 한 풍선으로 꾸며진 공간이 방문객들로 하여금 몰입감 있는 신비로움을 느끼도록 연출되었다.

2. 돌체앤가바나 DG POP (DOLCE & GABBANA DG POP)

- 운영 기간 : 2021.06.02 ~ 2021.06.08

(출처 : NAKED, INC)

돌체앤가바나의 신주쿠 팝업스토어는, 미디어아트를 단순히 VMD(Visual merchandising)의 역할에 한정하지 않았다. AR 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창구로서 보다 직접적으로 활용한 사례이다. 팝업스토어 전면은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 형태로 구성, 디스플레이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팝업스토어에서 받을 수 있는 카드를 [Naked in play!] 앱을 통해 리딩하면 2021 Pre-fall 컬렉션 플라워 아트웍들이 흩날리는 AR 체험이 가능하다.

3. 현대자동차 쏘나타 디 엣지 (Hyundai Sonata de edge)

- 운영 기간 : 2023.04.19 ~ 2023.04.26

현대자동차가 쏘나타 디 엣지의 사전 예약일에 맞추어 성수동에 팝업을 오픈했다.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H 라이트 등 쏘나타 디 엣지의 디자인 요소와 현대자동차의 철학을 대형 미디어아트로 표현한 팝업 전시이다.

(출처 :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출처 : CUZ)

‘신대륙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컨셉에 맞춰, 쏘나타의 디자인 요소들을 컨셉으로 한 미디어 아트를 통해 ‘쏘나타 디 엣지’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단순히 쇼룸에서 완성된 차체를 시승해 보는 것, 또는 주행해 보는 것을 넘어 더욱 개념적인 수준에서, 또 다른 형태로 브랜드를 느껴 볼 수 있다.

4. 현대자동차 리:스타일 (Hyundai Re:Style project)

- 운영 기간 : 2023.03.23 ~ 2023.04.09

현대자동차는 자동차라는 제품을 넘어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비전 역시도 끊임없이 제시한다. 그 시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Re:style 프로젝트는 버려지는 차체를 리사이클링하여 추후 지속 가능한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킨다. 올해로 4주년을 맞아 디자이너 제레미 스콧(Jeremy Scott)과 협업한 컬렉션을 공개하며,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방문객들은 입장과 동시에 현대자동차의 환경을 향한 관심과 비전을 나타낸 대형 미디어아트를 감상하게 된다. 이후 관람 동선을 따라 황금 다리라고 불리는 모델 로렌 바서와 협업한 패션 필름 형태의 미디어 아트를 컬렉션과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출처 : 현대자동차 공식 유튜브)

5. 기아자동차 Opposites United

- 운영 기간 : 2022.10.01 ~ 2022.10.23

기아자동차의 Opposites United는 여섯 가지 몰입형 미디어 아트 공간을 통해 기아의 디자인 철학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미디어 아트 팝업 전시이다. 기아자동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로, 상반된 두 개념의 융합을 통해 새로움을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출처 : 기아자동차 공식 유튜브, youtube.com/@KiaKorea)

6. 코카 - 콜라 드림월드 (Coca-cola dream world)

- 운영 기간 : 2022.10.22 ~ 2022.12.04

코카콜라는 ‘코카콜라 크리에디션’ 프로젝트 일환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코카콜라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브랜드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세 번째 프로젝트로 서울 홍대 인근에서 열린 팝업스토어가 ‘코카-콜라 드림월드’ 이다.

(출처 : 코카-콜라 드림월드 관련 기사)

‘코카-콜라 드림월드’는 ‘영원한 자연’을 테마로 하고 있다. 비치, 정글, 썬더를 테마로 한 다양한 자연물을 느낄 수 있는 미디어아트 주제관들을 넘어 ‘드림월드’로 향하는 컨셉이다. ‘드림월드’ 즉 꿈나라라는 이릅답게 몰입형 미디어 아트를 통해 일상 속 꿈 꾸는 것 같은 경험을 유도했다.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미디어아트를 적극 활용한 셈이다.

기존 브랜드 컬러였던 레드 톤을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만들어낸 브랜드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며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히 드러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7. 젠틀몬스터 (Gentle Monster)

- 운영 기간 : 2023.04.28 ~ 2023.05.14

젠틀몬스터는 지속적으로 수준 높은 아트마케팅을 선보이는 브랜드이다. 이번 2023 BOLD 컬렉션 출시 기념으로 열린 성수 팝업스토어 역시도 독특한 컨셉의 아트웍으로 주목받았는데, 이 팝업스토어의 오프닝 역시도 미디어아트가 장식했다.

(출처 : Gentle Monster 공식 유튜브 )

젠틀몬스터는 이번 팝업스토어뿐 아니라 모든 오프라인 스토어에 VFX효과를 강조해, MZ 소비자층에서 감각적이고 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처 : CUZ) 

어느순간 문화와 혁신의 커뮤니티가 된 성수동.
브랜드의 격전지답게 하루가 멀다하고 각양각색의 브랜드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어쩌면 팝업스토어, 그리고 미디어아트라는 키워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 이색적인 브랜드들도 찾아볼 수 있다.

8. 삼화페인트 마이아우라 (My Aura)

- 운영 기간 : 2023.05.05 ~ 2023.05.14

(출처 : 삼화페인트 보도자료)

삼화페인트는 스마트스토어 운영을 통해 페인트 소비자 중 ‘집 꾸미기’, ‘셀프 인테리어’ 에 관심이 많은 MZ 여성 비율이 높은 것을 파악해 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5일 성수동에서 ‘삼화니까 안심이다’는 브랜드 슬로건을 바탕으로 한 팝업스토어 ‘마이 아우라(My Aura)’ 를 오픈하였다. MZ 여성을 타겟팅한 기획답게,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포토 존을 적극 활용하였다.

삼화페인트 마이아우라의 미디어아트 존에서는 자신의 아우라로 가득한 공간을 테마로 한 미디어아트를 통해 현실과는 다른 세계에 온 듯한 경험을 제공하며, 삼화의 슬로건답게 ‘온전한 안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브랜드의 감각적인 지향점을 미디어아트의 초현실적인 감상을 통해 구현해 낸 셈이다.

맺는 말

지금 한국은 ‘팝업스토어 전성시대’다.

유행에 민감하고 구매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기 좋아하는 MZ 세대가 팝업스토어에 열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새로운 컨셉과 공간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상황 속, 브랜드들은 살아남기 위해 더욱 독특하고 희귀한 경험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미디어아트 콘텐츠는 시공간을 초월해 새롭고 감각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으로서 앞으로도 더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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